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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분은 '형식이 내용을 지배한다'는 말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발표하는 내용이 아무리 훌륭하다고 하더라도 강연자 또는 발표자가 허름한 옷차림과, 의기소침한 표정, 소극적인 제스처, 자신감 없는 목소리로 강연(발표)을 한다면 그 내용이 효과적으로 잘 전달될 수 있을까요?

 똑같은 내용이라고 하더라도 강연자(발표자)의 옷차림, 표정, 체스처, 목소리 등에 따라 전달력과 청중의 반응은 천차만별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내용이 중요하지 않을까요?

 당연히 내용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형식이 내용을 압도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특히 비교적 짧은 시간 내에서 일회성으로 진행되는 발표나 강연이 이에 해당합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형식이 내용을 압도하는 재미있는 실험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가짜 전문가의 강연

 1972년 미의과대학협의회 의학 교육 연구 학술 대회에서 '알버트 아인슈타인 의과대학 교수인 마이런 폭스(Myron L. Fox) 박사'를 초청하여 강연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마이런 폭스 박사는 실제 인물이 아닌 무명 배우가 연기한 가상의 인물이었고 의학 지식도 전무한 상태였습니다.

 

 '의사 양성을 위한 수학적 게임이론의 응용'이라는 거창한 제목의 강연은 여러 가지 과학 논문을 베껴서 짜깁기한 내용으로 가짜 폭스 박사는 강연 내용을 암기하고 즉석에서 적절한 유머와 경험담을 늘어놓는 한마디로 엉터리 강의였던 것입니다.

 

 하지만 가짜 폭스 박사는 단정하고 깔끔한 옷차림과 강연 내내 자신감이 넘치고 재치 있고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2. 엉터리 강연에 집중하는 청중

 

 의학 지식이 전무한 가짜 전문가의 엉터리 강연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청중들은 심리학자, 의사 등 소위 전문가, 엘리트 집단이었습니다. 이 전문가, 엘리트 집단은 엉터리 강연임을 바로 알아차리고 이의를 제기하였을 것 같지만 결과는 정 반대였습니다. 

 

 청중들은 가짜 폭스 박사 강연에 집중하였고 강연 후 설문지에서는 강연이 자신의 사고를 자극하는 아주 유용한 내용이었으며 관련 논문을 찾아보고 싶다고 답하였습니다.

 또한 아주 어려운 내용의 주제였음에도 불구하고 재미있고 명확하게 내용을 설명하고 전달하였다고도 평가하였습니다.

 

 더욱이 청중 내에는 게임이론 전문가도 참석하였지만 폭스 박사가 가짜 전문가이고 이 강연 내용이 엉터리라는 것을 전혀 알아차리지 못하였습니다.

 

3. 실험 목적 및 의미

 이 실험은 도널드 나프툴린(Donald Naftulin) 의학박사 주도로 '발표에 대한 청중의 평가는 교육 내용과 관계가 없고 발표자의 권위, 태도 등에 좌우된다.'는 가설을 증명하고자 진행하였고, 이 실험을 통해 강연의 내용 자체만으로는 청중에게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증명하였습니다.

 

 결국 청중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발표자의 권위, 옷차림, 목소리, 태도, 카리스마 등 내용보다는 형식이었던 것입니다.

 

4. 권위에 무조건적으로 휘둘리지 마라

 

 우리 주변에는 심리학자, 의사, 변호사, 기자 등 많은 전문가가 있습니다.

 

 이들은 자신의 전문가 권위와 전문적 지식을 활용하여 심리를 진단(심리학자)하고 병을 치료(의사)하고 법리를 따져 재판을 진행(변호사)하고 기사(가자) 작성하는 등 활동을 이어갑니다.

 

 그렇다면 전문가의 글과 말을 무조건 옳다고 수용해야 할까요? 의사라는 전문직 내에서도 소아과, 성형외과, 외과, 비뇨기과, 피부과 등 세부 전문분야로 나누어집니다.

 

 하지만 의사가 이야기하는 모든 건강에 관한 이야기는 우리는 대체적으로 비판적 사고 없이 수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가짜 폭스 박사의 엉터리 강연에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유익한 강연이었다는 평가를 한 것처럼 우리는 권위에 아무런 의심 없이 수용하는 자세를 고쳐야 합니다.

 

 물론 우리가 관련 분야에 전문 지식이 없다면 어려운 일이지만, 전문가도 사람이기에 완벽할 수 없다는 사실은 인지하고 궁금하거나 의심 가는 사항은 꼭 확인하는 자세를 가지시기 바랍니다.

 

5. 실생활에 폭스 박사 효과 활용하기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사람들과 만나 제안과 설득을 하고 필요에 따라 발표와 강연을 합니다.

 

 어떤 사람은 훌륭한 설득, 발표를 통해 아주 중요한 사업 제안서를 승인받아 투자를 이끌어 내서 큰 성공을 거두고 어떤 사람은 상대방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하여 실패하기도 합니다.

 

 폭스 박사 효과에서 살펴보았듯이 내용은 동일하더라도 형식에 따라 청중에게 공감과 전달력이 달라집니다.

 

 아무리 좋은 내용을 전달하고 발표자 혼자 만족한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발표를 들은 청중이 만족하지 못한다면 그 발표는 실패로 간주됩니다. 즉 청중의 반응이 발표의 성패를 결정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리는 내용은 당연히 최선을 다해 준비해야 합니다.

 

 내용을 목적에 맞게, 청중의 수준에 맞게 준비한 후 발표에 맞는 복장과 자신감 있는 태도, 울림 있는 목소리, 시선처리와 제스처를 연습해야 합니다. 

 

 실전과 같은 끊임없는 연습을 통해 완벽하게 몸에 익혔다면 이제 준비가 끝났습니다.

 이제부터는 여러분의 시간입니다. 

권위


6. 또다른 재미있는 심리실험

 

 죄수와 간수로 역할을 구분하여 인간이 주변 환경에 의해 결정된다고 주장한 '스탠퍼드 대학 감옥 실험'울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아무리 시끄러운 파티장에서도 나와 관련된 또는 내가 관심있는 이야기는 내 귀에 들린다는 사실을 알고 있나요? 이에 관련된 심리학 실험을 소개합니다. 바로 확인해 보세요

 

 

 

 

 

 이상으로 폭스 박사 실험에 대하여 알아보았습니다.

 

 폭스 박사 실험을 통해 상대방의 권위에 무조건적으로 휘둘리지 않는 자세가 중요하다는 것과 발표, 강연 시 내용은 당연히 중요하고 복장, 시선, 목소리, 제스처를 통한 청중을 사로잡는 방법을 알아보았습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도 심리학과 관련한 재미있는 이야기, 이론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