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엥겔지수가 높을수록 가난하다는 말, 사실일까요? 행동경제학과 인지심리학 이론을 통해 빈곤과 소비의 악순환 심리를 분석하고, 실천 가능한 해법을 제시합니다.

 

엥겔지수, 가난 심리학

 

"저는 월급이 오를 때마다 무언가가 변할 거라 믿었어요. 대리가 되면, 과장이 되면... 더 여유롭게 살 수 있을 거라고요. 그런데 어제 또 통장을 확인해보니 잔고는 이전과 다를 바 없더라고요. 오히려 배달 앱 결제 내역은 더 늘어난 것 같았죠."

서울 신림동에 사는 직장인 김미영(32세, 가명)씨의 이야기입니다. 그녀는 월급이 오를 때마다 더 나은 식당에서 먹고, 더 비싼 식료품을 구매하는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소득이 늘었지만, 식비 지출 비율은 오히려 줄지 않았던 것이죠.

"이번 달에도 식비가 너무 많이 나갔어요. 분명 절약하려고 했는데…"
혹시 이런 경험, 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소득이 적을수록 식비 부담이 커지는 현상,
단순히 '돈이 없어서' 생기는 문제는 아닙니다.
이것은 심리학과 깊은 연관이 있는 현상입니다.

경제학에서는 이를 엥겔지수(Engel's coefficient)라고 부르죠.
한 가정의 소득 중 식비가 차지하는 비율로,
엥겔지수가 높을수록 빈곤 상태에 가까운 것으로 해석됩니다.

 

엥겔지수, 가난 심리학



2024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소득 하위 20% 가구의 엥겔지수는 평균 35%에 달하는 반면, 상위 20%는 14%에 불과했습니다. 이 수치가 말해주는 것은 무엇일까요?

그런데, 왜 소득이 적은 사람일수록 이 지수가 높을까요?
오늘은 엥겔지수의 심리학적 배경과,
그 악순환에서 벗어나는 실천 전략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왜 가난할수록 더 소비하는가: 심리학 실험 2가지

1. 희소성의 심리(SCARCITY EFFECT) - Mullainathan & Shafir (2013)

프린스턴 대학의 몰라이나탄(Mullainathan)과 하버드의 샤피르(Shafir) 교수는
가난이 사람의 인지 능력에 미치는 영향을 실험했습니다.

소득이 낮은 사람은 '당장 필요한 것'에 집중하느라
장기적 계획을 세우지 못한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를 "인지적 협소화(cognitive tunneling)"라고 부르죠.

즉, "내일 굶을지도 몰라"라는 불안이 오늘의 식비를 증가시킨다는 말입니다.

대학생 시절, 월말이 되면 라면만 먹던 기억이 있으신가요?

 

엥겔지수, 가난 심리학

 

그런데 월초에 용돈이 들어오면 왜 친구들과 맛있는 식당부터 가게 될까요? 이것이 바로 희소성의 심리가 작용한 결과입니다.

---

2. 손실회피 이론 - Kahneman & Tversky (1979)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다니엘 카너먼에이모스 트버스키
인간은 '얻는 것'보다 '잃는 것'에 더 민감하다는 이론을 제시했습니다.

가난한 사람일수록 '식사 한 끼를 아끼는 것'이
큰 손실처럼 느껴지기 때문에
오히려 '먹는 것'에는 소비를 아끼지 않는 경향을 보입니다.

 



이로 인해 엥겔지수는 자연스럽게 상승하게 되죠.

"나만의 작은 사치는 포기할 수 없어"라고 말하는 직장인들의 심리를 생각해보세요.

월급이 적더라도 하루 한 잔의 아메리카노, 일주일에 한 번의 맛있는 저녁은 절대 포기하지 않으려는 마음... 이것이 바로 손실회피 심리의 작용입니다.

 

가난의 악순환을 끊는 실생활 팁 5가지

1. 예산은 '식비'부터가 아니라 '남는 돈' 기준으로 짜기
→ 고정 지출 후 남는 금액을 기준으로 식비를 정하면, 현실적인 소비 조절이 가능합니다. 엥겔지수를 낮추려면 먼저 기준을 바꿔야 합니다.

2. 장보기 전 '인지적 거리두기' 실천하기
→ 공복 상태에서 장을 보면 소비가 증가합니다. 사전에 장바구니 목록을 작성하고, 배가 부른 상태에서 장보면 심리적 충동을 줄일 수 있어요.

3. 하루 1끼 '소박한 식사 챌린지' 만들기
→ 하루 한 끼는 의도적으로 단순하게 먹는 습관을 들이면, 음식에 대한 심리적 집착을 낮출 수 있습니다. 가난을 자극하는 불안감을 줄여줘요.

 

엥겔지수, 가난 심리학

 

4. 배달앱 대신 '식비 가계부 앱' 사용하기
→ 배달앱을 삭제하고, 대신 식비 기록에 집중하는 앱을 깔아보세요. 지출을 시각화하면 뇌는 소비를 더 '크게' 인식합니다.

5. 음식 소비를 '자존감 회복' 수단으로 쓰지 않기
→ 스트레스를 먹는 것으로 푸는 습관은 심리적 대체행동입니다. 감정일기를 병행하면 대안 행동을 찾는 데 효과적입니다.

 

관련 글도 함께 읽어보세요 

싼 게 비지떡? 비쌀수록 잘 팔리는 이유, 소비 심리학이 밝히다

 

싼 게 비지떡? 비쌀수록 잘 팔리는 이유, 소비 심리학이 밝히다

왜 우리는 같은 제품인데도 비싼 것에 더 끌릴까요? 가격과 가치 인식의 심리학적 비밀부터 현명한 소비자가 되는 실용적 전략까지, 최신 연구를 바탕으로 소비 심리학의 숨겨진 법칙을 파헤칩

high-levelup.com

마이너스통장 개설, 거지 되는 지름길일까? 빚에 빠지는 심리학

 

마이너스통장 개설, 거지 되는 지름길일까? 빚에 빠지는 심리학

'마이너스통장이 있으니 든든하다'는 생각, 정말 괜찮은 걸까요?여러분도 이런 적 있지 않나요? 마이너스통장을 개설하고 나니 왠지 여유가 생긴 것 같고, 월급일 전에 통장 잔고가 0원이 되어도

high-levelup.com

왜 카드 할부가 과소비를 부를까? 내 통장 잔고 2배 늘리는 심리학

 

왜 카드 할부가 과소비를 부를까? 내 통장 잔고 2배 늘리는 심리학

할부는 왜 과소비로 이어질까?나도 모르게 카드값이 늘어나는 이유를 소비심리학으로 분석하고 지출을 효율적으로 하는 실전 팁을 알려드립니다.   카드 긁을 땐 별로 돈 안쓴것 같은데, 통장

high-levelup.com

 

❓ 자주 묻는 질문 (FAQ)

Q: 엥겔지수는 몇 % 이상이면 위험한가요?
A: 일반적으로 엥겔지수가 30%를 넘으면 식비가 과도한 것으로 판단하며, 40% 이상이면 빈곤층에 가깝다고 분석됩니다. 다만 생활비 중 주거비가 높은 대도시는 예외가 있을 수 있습니다.

 

Q: 왜 식비만 줄이기가 어려운 걸까요?
A: 인간은 먹는 것을 기본 욕구로 인식합니다. 따라서 스트레스나 불안이 있을 때 가장 쉽게 소비로 연결되는 지출이 바로 식비입니다. 심리적 방어기제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Q: 엥겔지수가 낮으면 무조건 좋은가요?
A: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엥겔지수가 낮아도 '건강하지 않은 식단'을 유지하거나, 다른 소비가 과도할 경우 삶의 질이 낮을 수 있습니다. 균형이 중요합니다.

 

Q: 자녀가 있는 가정은 엥겔지수가 더 높게 나올 수 있나요?
A: 네. 자녀가 있는 가정은 식비 외에도 교육과 관련된 간식, 외식 등이 많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엥겔지수가 높게 나올 수 있습니다. 이를 감안한 예산 설계가 필요합니다.

 

 

엥겔지수는 단순한 경제 지표가 아닙니다.
그 안에는 불안, 스트레스, 결핍의 감정이 숨겨져 있습니다.

소비는 때로 우리의 감정을 달래주지만,
장기적으로는 더 큰 불안을 만들어낼 수도 있어요.

오늘부터 시작할 수 있는 '건강한 식비 습관'은
마음의 평온과 경제적 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엥겔지수, 가난 심리학



당신은 충분히 잘하고 있어요.
이제, 나에게 맞는 식생활 패턴을 설계해볼 시간입니다.

 

여러분은 어떤가요? 월급 대비 식비 비율이 어느 정도인가요? 혹시 식비를 줄이기 위해 시도해본 나만의 방법이 있다면 댓글로 공유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