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곰 효과(사고억제의 역설적 효과)
저는 이따금씩 밤에 잠을 자다가 악몽을 꾸어 깜짝 놀라 잠을 깬 적이 있습니다.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며 같은 악몽을 꾸지 않아야지라고 생각하면 오히려 더 생각이 났던 경험이 있습니다.
생각하지 않으려고 하는데 오히려 더 생각이 나는 이유가 뭘까요?
그렇다면 이를 해결할 방법은 무엇일까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이를 심리학적으로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1. 북극곰 생각 금지(생각하지 말란 말이야)
1987년 하버드대학에 재직 중인 사회심리학자인 다니엘 웨그너(Daniel Merton Wegner)는 특정한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할수록 오히려 그 생각이 떠오로는 것을 심리학적으로 증명하기 위한 실험을 하였다.
다니엘 웨그너는 실험군을 A그룹과 B그룹으로 구분하고 북극곰 사진을 보여준다.
A그룹에게는 북극곰을 생각하지 말라는 지시가 내려졌고, B그룹에게는 북극곰을 생각하라고 지시가 내려졌다.
그리고 5분 동안 북극곰이 생각날 때마다 종을 쳐달라고 지시하였고, 연구 결과 A그룹, B그룹 모두 북극곰을 생각하지 않은 그룹은 없었다.
그렇다면 북극곰을 더 많이 생각한 그룹은 어디일까? 북극곰을 생각하라고 지시한 B그룹보다 오히려 북극곰을 생각하지 마라고 지시한 B그룹이 종을 더 많이 친 것으로 나타났다.
즉, 북극곰을 생각하지 말라고 지시하니 북극곰을 더 생각한 것이다.
이 실험은 '백곰 효과'로 알려지며 유명해졌고 '사고 억제의 역설적 효과'라고도 불린다.
2. 일상생활 속 백곰 효과 알아보기
우리는 일상생활 속에 수많은 백곰 효과에 노출되어 있고, 이를 통해 고통받고 있는 사람도 많다.
건강과 외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다이어트를 시도한다. 다이어트를 위해 오늘은 야식으로 절대 치킨을 먹지 않아야지, 맥주를 마시지 않아야지, 초콜릿을 먹지 말아야지 등 굳은 다짐을 한다. 하지만 하지 않겠다고 생각하면 오히려 야식에 대한 생각이 머리 안에 가득해지고 집착하게 됨으로써 폭식으로까지 이어진다.
이러한 행동과 패턴이 반복된다면 다이어트에 실패하게 되고 이는 다이어트에 대한 강박관념과 불안에 사로잡혀 고통을 당할 수 있는 것이다.
또 다른 예를 들면, 부모들이 자녀를 교육하고 훈육할 때 '무엇을 하지 마'라는 표현을 자주 쓴다. 하지만 백곰 효과를 유발하여 오히려 아이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스마트폰 하지 마, 유튜브 그만 봐, 게임하지 마.'와 같은 '하지 마라'는 말은 자녀들에게 백곰 효과인 청개구리 심리를 발동시켜 오히려 더 하고 싶은 욕구를 상승시켜 부모와 큰 갈등을 일으킨다.
이 외에도 수많은 백곰 효과가 우리의 삶 속에서 발생한다.
3. 초점을 전환하라
다니엘 웨그너는 북극곰 실험에서 더 나아가 실험 참가자들에게 '북극곰이 생각나면 새빨간 폭스바겐을 떠올릴 것'을 지시하였다. 실험 결과, 실험 참가자들은 북극곰을 생각하긴 하였지만 이전 실험보다 북극곰을 생각하는 빈도가 많이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즉, 다른 생각으로 초점을 전환함으로써 이전의 생각을 회피하는 심리가 발생하는데 이를 '초점 전환'이라고 한다.
4. 초점 전환 활용하기
초점 전환을 잘 활용하면 백곰 효과로 인한 강박관념, 불안, 갈등 등을 해결할 수 있다.
다이어트를 다짐하였다면 '오늘은 절대 야식을 먹지 않아야지'라는 생각보다는 다른 대안을 생각해보자
야식이 생각나면 '여름에 비키니 입은 내 모습을 생각하자' 또는 야식을 자주 먹는 시간대에 독서를 하거나 운동을 하며 다른 데로 생각을 돌리도록 하자.
스마트폰 또는 컴퓨터 게임에 빠져 있는 자녀에게는 무조건 '하지 마'라고 강요하기보다는 '운동', '음악 감상', '가족과 함께 여행' 등 다른 대안을 제시하고 지원해 주자.
보다 긍정적이고 생산적인 생각과 행동으로 초점을 전환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시도를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자신에게 맞는 대안이 무엇인지는 직접 경험해보고 입증을 해보았을 때 최고의 효과를 발휘한다.
5. 더 재미있는 심리학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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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곰 효과인 사고 억제의 역설적 효과와 초점 전환에 대하여 알아보았습니다.
처음 글에서 언급한 것 같이 악몽을 꾸다 잠에서 깬 후 분위기 전환을 위해 물을 마시고 화장실에 갔다 오면 그 악몽이 무엇이었는지 더 이상 기억이 나지 않고 푹 잠을 잤던 경험이 있었습니다.
이제 보니 저도 모르게 초점 전환을 통해 백곰 효과를 극복했었던 것 같습니다.
이번 포스팅은 여기서 마무리하고 다음 포스팅에서도 재미있는 심리학 이야기를 전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