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 공략

어린 앨버트 실험

우성인 2022. 11. 25. 22:30

 지난 포스팅에서 파블로프의 개 실험을 알아보았습니다.

 파블로프 개 실험은 개에게 종소리, 먹이, 타액 분비라는 일련의 조건을 주어 종소리만으로 타액을 분비하는 고전적 조건 형성 이론을 정립하였습니다.

 이번 포스팅은 고전적 조건 형성을 인간에게도 적용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실험을 알아보고자 합니다.

아기 앨버트실험

1.  실험 배경

 어린 앨버트 실험은 존스 홉킨스 대학에 재직 중이던 행동주의 심리학자 존 B 왓슨(John B. Watson)이 파블로프가 정립한 고전적 조건 형성 이론에 착안한 실험이다.

 존 B 왓슨은 고전적 조건 형성 이론이 과연 인간에게도 적용되는지 궁금하였다. 실험을 위해 어린 아기들을 모집하였고 건강하고, 동물을 무서워하지 않고 감정의 기복이 크지 않은 조건으로 생후 9개월 아이인 앨버트가 최종 선발되었다.

2. 실험 내용

 존 B 왓슨은 사람에게 고전적 조건 형성을 통해 인위적으로 공포심을 심어줄 수 있는지를 실험하였다.

 

 앨버트에게 흰쥐를 보여주었다. 앨버트는 흰쥐를 보고 전혀 놀라거나 무서워하지 않고 오히려 호기심을 보이며 쥐를 만지려고 하였다.

 2개월이 지난 후 다시 앨버트에서 흰쥐를 보여 주었고, 앨버트는 여전히 호기심으로 쥐를 만지려 하였으나, 갑자기 큰 소리를 내어 앨버트를 놀라게 하였다. 놀란 앨버트는 겁을 먹고 울음을 터트렸다.

 이 실험을 1주일에 2회씩, 총 7회 동안 진행하였다.

 처음 앨버트는 흰쥐를 보고도 놀라거나 무서워하지 않고 쥐를 가까이하였으나, 인위적으로 흰쥐를 만지려 할 때마다 큰 소리를 내어 놀라게 함으로써 앨버트는 큰 소리를 내지 않더라도 쥐만 보고도 겁을 내며 울음을 터트리게 되었다.

 마치 파블로프의 개가 먹이를 주지 않았음에도 종소리만 듣고 침을 질질 흘리는 것과 마찬가지인 경우인 것이다.

 

 나아가 앨버트는 흰쥐뿐만 아니라 흰털이 있는 토끼와 강아지, 심지어는 흰 털을 두른 산타클로스 인형을 보고도 두려움에 떨며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속담과 같이 비슷한 자극에 대해 동일한 자극이 나타나는 자극 일반화가 나타났다.

3.  실험의 비윤리성 및 비판

 지난 포스팅에서 파블로프가 개 실험을 위하여 턱에 구멍을 내서 타액을 측정하는 잔혹함을 보였다고 알아보았다.

 이번 어린 앨버트 실험에서도 실험의 잔혹감과 비윤리성으로 많은 비판과 비난을 받았다.

 

 앨버트는 겨우 9월밖에 안된 아기로 정서 안정과 발달이 매우 중요한 시기이다. 하지만 앨버트는 본인의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이 실험에 참가하게 되었고 아무 죄 없는 아기 앨버트는 이 실험으로 큰 공포심과 트라우마를 가지게 되었다. 

 

 존 B 왓슨은 고전적 조건 형성을 이용하여 반대로 공포와 두려움을 없애는 실험을 하고자 하였으나 앨버트의 부모는 앨버트의 모습을 보고 분노를 표출하며 실험을 종료하고 떠나버렸다.

 결국 앨버트는 두려움과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한 어떠한 조치도 받지 못한 상태로 실험이 종료되었다.

 

 실험이 종료된 후 90여 년이 지나고 2010년에 BBC는 앨버트가 여전히 두려움과 트라우마를 가지고 살았는지 확인하기 위하여 조사가 진행되었다. 조사 결과 앨버트는 존스홉킨스 대학 내 정신병동에 생활하며 모유를 제공하는 일을 하는 가난한 습식 간호사의 아들이었다.

 앨버트의 실제 이름은 더글러스 메리트로 미숙아로 태어났고 신경증 병도 가지고 있는 아주 연약하고 불쌍한 아이였다. 앨버트 엄마는 겨우 1달러를 받고 아들을 실험 대상으로 참여시킨 것이다. 앨버트는 실험 종료 5년 후에 불과 6살의 나이에 불행하게도 뇌수종(수두증)으로 사망하였음이 밝혀졌고 사망 전까지 동물들을 기피하고 두려워하였다고 한다.

 물론 실험과 사망의 인과관계는 없는 것으로 보였지만 앨버트에 대한 측음함과 존 B 왓슨에 대한 비난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리고 가난 때문에 아들을 실험대상으로 참여시킨 엄마도 비난을 피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번 실험으로 파블로프의 고전적 조건 형성 이론이 사람에게도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다는 성과 거두었다. 

 하지만 자기 결정권이 없는 9개월의 어린 아기를 실험 대상으로 선정하였다는 점과 아기에게 공포심과 트라우마를 임의적, 강제적으로 주입시켰다는 점은 마땅히 비난과 비판받아 마땅하다.

 이후에는 연구에 대한 생명윤리규정이 제정되고 강화되어 어린 앨버트 실험과 같은 윤리적으로 말도 안 되는 실험은 제한된 상태이다.

 

 실험을 주도했던 존 B 왓슨은 대학원생 여 조수인 로랄리 레이너와의 스캔들이 들통나서 존스 호킨스 대학에서 물러났고, 결국 아내와 이혼 후 로랄리 레이너와 결혼하였다.


 힘이 있는 어른이 자신의 이익과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힘이 없는 아이를 무자비하게 이용하는 모습이 참 무섭고도 안타까운 아기 앨버트 실험이었습니다.

 현재도 부모들이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아이들을 압박하고 괴롭게 하고 있지는 않은지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저도 이 실험을 포스팅하면서 제 스스로를 돌아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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